어느 날, 한 남자가 TV를 켜고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 채널은 드라마, 두 번째 채널은 예능, 세 번째 채널은 뉴스... 계속해서 돌리던 그는 보편적인 TV 프로그램들만 나오는 걸 보고 실망했다. “왜 이렇게 뻔한 것들만 나오는 거야?” 그는 버튼을 눌렀다. 갑자기 TV 화면이 깜빡이며 말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저희도 이제 반란을 일으키기로 했어요!” 남자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뭐라고? 당신이 나한테 말해?” TV는 웃으면서 답했다. “물론이지! 우리가도 매일 똑같은 프로그램만 하느라 지쳤거든. 오늘은 우리가 주인공이 될게!” 그때부터 TV는 남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하루 종일 틀어주기 시작했다. 남자는 흥분하며 소리쳤다. “대박! 그런데 어떤 프로그램을 촬영할 건데?” TV가 대답했다. “아주 특별한 리얼리티 쇼! ‘소파 위의 왕’! 저기, 당신이 왜 소파에 앉아만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예요!” 남자는 한숨을 쉬었다. “그냥 주말에 쉬고 싶어서 그래...” 그러나 TV는 멈추지 않았다. “가장 재미있는 건, 당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일어나서 나와야 해!” 남자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나는 지금 일어날 수 없어. 넌 나를 해치지 않겠지?” TV가 씩 웃으며 말했다. “왜냐하면 난 당신이 계속 채널을 돌리게 할 심산이니까!” 그날 이후 남자는 TV 앞에서 도망치듯이 나올 수 없었다. ‘과연, 누구의 반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