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바람이 나무에게 말했다. "너는 왜 항상 그 자리에 서 있어? 바람이 불면 이렇게 흔들리고, 기분이 나빠지지 않니?" 나무가 대답했다. "바람아, 그래도 나는 뿌리가 깊어. 넌 휘청거리는 나를 지나가고 나면 다시 혼자야." 바람이 씩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나는 자유로워!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까." 나무가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자유롭게 여기저기 다니는 것도 좋지만, 잔잔한 곳에 서 있는 것 또한 나름의 멋이 있어." 바람이 흥미롭게 물었다. "그럼 네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건 뭐야?" 나무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내가 그늘을 만들어줄 때, 사람들이 와서 쉬는 모습을 볼 때가 제일 행복해." 그러자 바람이 말했다. "그렇다면 넌 나를 초대할 수 있을까? 난 네 그늘 아래서 좀 쉬고 싶어." 나무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한 번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하지만 너의 흔들림은 사양할게!" 바람은 "그건 나도 동의한다!"고 하며 사라졌다. 결국, 바람은 나무의 자리를 못 지키고 나무는 바람의 자유를 부러워하며 서로의 장점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