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사라진 동물원을 찾으러 갔습니다. 동물원 입구는 그가 알고 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붉은 페인트가 떨어지고, 간판이 휘청거리는 모습에 그는 의아했습니다. 그래도 남자는 용기를 내어 안으로 들어갔고, 동물들이 빠져나간 듯한 동물원 한가운데에 서게 되었습니다. "여긴 도대체 뭐지?" 그는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나무 뒤에서 한 원숭이가 얼굴을 내밀며 말했습니다. "여기서 놀고 있는 동안에 우리는 '사라졌다'는 이름의 게임을 하고 있어!" 남자는 황당해하며 다시 물었습니다. "사라졌다는 건 무슨 뜻이야?" 원숭이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단순히 동물원에서 벗어나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거지! 그렇지, 어차피 훌륭한 동물원도 이제 사람들한테는 한물 갔잖아!" 그 말을 듣고 남자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여기 온 거지?” 원숭이는 크게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넌 우리의 '사라진 관객'이니까! 너무 쉽게 찾아와서는 안 돼!" 그제서야 남자는 동물원에 갇힌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 동물들의 놀림감이 되어버렸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 실은 나도 사라지고 싶어!" 그는 도망치듯 동물원 밖으로 나섰습니다. 동물원은 결국 '사라진 동물원'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유명해졌고, 사람들은 여전히 그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그 곳에 한 번 들어간 사람은 결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원숭이는 그 후로도 계속해서 새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는 식으로 계속 놀리며 지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