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바람이 나무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너희는 항상 이렇게 흔들리기만 하니?" 바람이 물었습니다. 나무는 대답했습니다. "아니, 우리는 뿌리 내리고 기다린다고!" 그러자 바람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럼 왜 내가 오면 그냥 흔들리지?" 나무가 대답했습니다. "그건 네가 너무 거세게 불어서지!" 바람이 억울하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내가 그렇다고? 난 예전에 불어도 다들 좋아했어!" 나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네가 젊었을 때지. 이제는 그냥 나가서 시원한 바람이나 쐬고 오렴!" 바람이 누그러져서 말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이렇게 메아리치는 농담을 할 수 있어!" 나무가 대꾸했습니다. "차라리 나처럼 뿌리 내리는 게 더 재밌어!" 바람이 할 말을 잃으며 그 자리에서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바람은 나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조금은 바람직한 방식을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