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은 집에 있는 고양이 미로가 사실 은밀한 비밀 요원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루는 잭이 미로가 직장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일찍 일어났다. 내심 미로를 추적하기 위해 그의 의자 뒤에 숨어 있었다. 미로는 눈을 부릅뜨고 창가로 나왔고, 갑작스럽게 잭의 눈앞에서 살금살금 방을 나갔다. 그래서 그를 따라 나간 잭은 미로가 비밀스럽게 뒷마당으로 향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곧이어, 미로는 정원에 있는 토끼를 발견하고선 마치 해결해야 할 임무라도 있는 듯이 뒷발로 쫓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하는 모습이 잭에게는 정말로 멋있는 요원 같았다. 그 순간, 미로는 토끼를 놓치고는 돌아와 잭의 무릎 위에 앉았다. '이 요원, 너무 긴장이 풀렸나?' 잭이 웃으며 말했다. 미로는 그에게 대답하듯 눈을 깜박이며 한 마리 토끼를 입에 물고 돌아왔다. 잭은 감동했다. '아, 이렇게 둘 사이에 비밀이 생겼군!'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미로의 입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단순히 날카로운 발톱과 함께 엄청난 양의 털만 있었다. 미로는 비밀 요원이 아니라 한낱 토끼 사냥꾼이었던 것이다. 잭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럴 줄 알았어! 너의 진짜 업무가 보안 요원이라 할지라도 나한테는 털 지우개일 뿐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