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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분단의 냉엄한 현실 속, 평화 통일을 염원하며 걷다. DMZ 평화의길 23코스(풍산교-국제평화 아트파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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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HELLO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61회   작성일Date 25-11-07 01:54

    본문

    DMZ평화의길23코스(풍산교–국제평화 광주동물보호센터 아트파크)

    여행일: ‘25. 10. 18(토)
    소재지: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일원
    여행코스:풍산교→칠성신병교육대→한묵령→안동철교→국제평화 아트파크(거리/시간:20.6km,실제는 한묵령부터15.24Km를3시간50분에)

    함께한 사람들:청마산악회

    특징:드디어‘코리아둘레길’의4,500km전 구간이 완성됐다. 2009년부터 시작된‘코리아둘레길’은2016년 해파랑길(동해), 2020년 남파랑길(남해), 2022년 서해랑길(서해)이 만들어졌다.그리고2024년9월,마지막 구간인DMZ평화의길(이하 평화의길)개통으로‘코리아둘레길’이 완성됐다. DMZ일대를 따라 구축한 코스로,자유롭게 방문하는 횡단노선과 민간인 통제지역까지 들어갈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인 테마노선으로 구성된다.

    ▼09 : 30.들머리는 풍산교(화천군 화천읍 풍산리)
    중앙고속도로 춘천IC에서 내려와46번·5번 국도와403번 지방도를 연이어 타고‘화천’으로 온다. ‘화천대교오거리’에서 평화로(461·460번 지방도)로 옮겨‘평화의 댐’방면으로8km쯤 올라오면‘풍산2리 마을회관’에 이른다.


    ▼완주 인증QR코드는‘풍산천’둑길(육교가‘풍산교’)의‘23코스 안내판’에 붙어있다.마을회관 앞에서 징검다리를 건너면 되는데,장마철에는300m쯤 떨어져 있는‘다락교’까지‘П’자형으로 돌아와야 한다.


    ▼풍산교에서‘국제평화아트센터’까지 민통선을 따라가는20.6km의 여정.남북분단의 현실을 돌아보고,평화 통일을 염원하며 걸어보는 구간이다.해발이520m나 되는‘한묵령’은 최대의 난관. ‘평화의 댐’과 국제평화아트센터가 주요 볼거리로 꼽힌다.


    ▼10 : 00.실제 출발은‘한묵령(翰墨嶺)’에서. 23코스 완주는 집사람에게 불가능에 가깝다. 20.6km나 되는 거리도 문제지만 높이가513.4m나 되는‘한묵령’을 넘어야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출발지에서 이곳 한묵령까지 올라오는 구간에는 특별한 볼거리가 없단다.게다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사진촬영까지 제한을 받는단다.망설일 것도 없이 출발지를‘한묵령’으로 옮긴 이유이다.


    ▼고갯마루의 높이가513.4m이니 광주(경기도)의 명산인‘검단산(536.4m)’을 공짜로 올라온 셈이다.한편으로는2015년엔가 이곳을 올랐던‘진짜 사나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말이다. MBC예능프로그램‘일밤-진짜사나이’출연진들은‘칠성표(제7보병사단)’혹한기 훈련에 참가 사상 최악의 한파 속에서도 이곳 한묵령까지 올라왔었다.


    ▼동서녹색평화도로(한묵령지구)개설공사가2025년8월30일부로 일단락 되었나보다.빗돌은 높이를513.4m로 적었다.다른 고개들이라면 터널부터 뚫고 봤을 높이다.하지만 경쟁력을 갖춘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 터널 대신 도로를 확장하기로 했단다.예산도 절감되고 관광객과 군부대에 더 큰 효용을 제공한다나?


    ▼고갯마루에서 바라본 풍경.양구군 일대의 높은 산봉우리들이 자기가 제일이라며 키재기를 하고 있다.한때는 북한 땅이었을 저 봉우리들.저 고지들을 차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쳤을까?


    ▼찬이슬이 맺힌다는‘한로(寒露)’가 일주일 전에 지나갔다.그에 발이라도 맞추려는 듯 주변 산자락도 붉게 물들어가고 있다.


    ▼10 : 00. ‘동서녹색평화도로(양구 방면)’를 따라 내려가면서 트레킹을 시작한다.경사가 하도 가팔라서 자동으로 발길이 내딛어지는 구간이다.맞다.한묵령 구간은 평균4.5%이상의 경사로 이루어져 있다.일부 구간은13%의 급경사를 보이기도 한단다.


    ▼‘준공 표지석’과는 달리 공사를 마무리 짓지는 못했던 모양이다.뒷정리를 하고 있는 현장이 두어 곳 눈에 띄었다.


    ▼도로 설계자가 미적 감각이 뛰어났던 듯.나선형(螺旋形)으로 꿈틀대는 모양새가 예술에 가깝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이곳 화천은 산자수명(山紫水明)의 고장이다.덕분에 평화의길을 걷다보면 곳곳에서 크고 작은 물줄기들을 만나게 된다.심지어는 손바닥만 한 광주동물보호센터 골짜기에서도 구색을 갖춘 폭포를 만날 수 있다.그게 단풍과 어우러지더니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어버린다.


    ▼나뭇잎은 엽록소란 색소 때문에 봄과 여름엔 초록빛을 띠지만,가을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면 엽록소가 분해되며 점점 사라진다.그때 비로소 숨어 있던 색깔을 드러내는데 안토시아닌이 많은 잎은 붉게,카로틴이 많은 잎은 노랗게 물든다.그렇게 산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듯 고운 빛깔로 변해 간다.


    ▼10 : 16. ‘자전거길’을 만났다.고갯마루 구간은 차도만 있을 뿐 라이더들을 위한 길은 따로 나있지 않았었다.경쟁력 갖춘 관광지 조성을 위해 공사를 한다면서‘자전거길’을 끊어버린 것이다.그러고도 준공검사를 해줄 수 있었을까?


    ▼골짜기 곳곳에 양봉장이 들어서 있었다.민간인통제구역이지만 먹고 사는 일까지 막지는 않는 모양이다.


    ▼접경지역,그것도 민통선 안의 도로이니‘대전차방호시설’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을 것이다.그게 민통선에서 해제되고 나서는 대국민 홍보라는 임무를 하나 더했다.


    ▼이곳 한묵령 구간은 최근민통선이3.5km북상하는 획기적인 조치가 이루어지면서 민간인에게 개방되었다고 한다.그래선지 서슬 시퍼런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가을 산야는 국화과 식물들 차지다.특히 노란 꽃으로 향기까지 일품인 감국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그런 풍치는 오래가지 못했다. ‘민통선’임을 알리는 팻말이 등줄기를 오싹하게 만들어버린다.


    ▼참!운이라도 좋을라치면 숲 사이에서 뛰노는 산양이나 사향노루 같은 야생동물도 볼 수 있다고 했다.저 현수막이 그 증거다.


    ▼10 : 34. ‘단거교’에 이른다.다리 동단에 폐쇄된‘초소’가 있었다.이곳도 민통선이 해제되면서 대국민 알림판을 겸했다.


    ▼민통선 안에 들어있었을 당시 사용했을 듯한 출입문.흰 구름으로 뒤덮여 있는 저 상봉우리 어딘가에‘백암산케이블카’의 하부 정류장이 있을 것이다.참고로 백암산(白巖山, 1178m)은 중동부 전선의 최고(最高)고지였고, 6·25전쟁의 마지막 전투 중 하나였던 금성전투가 벌어진 장소다.그 역사의 무게를 품은 백암산에 케이블카가 놓이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환경영향평가와 군사시설 협의,민통선 통과 문제 등 수많은 난관을 거쳐 지난2014년 착공되었고, 2022년10월 본격적으로 관광객을 맞이했다.


    ▼도로는 텅 비어있었다. ‘평화의길’을 종주 중인 우리 일행과 어쩌다 한 번씩 지나가는 군의 순찰차량이 전부다.나도 모르게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는다.접경지대 특유의 적막함,그리고 그 적막이 주는 긴장감이 뒤섞인 풍경이 길가에 펼쳐지고 있으니 어쩌겠는가.


    ▼‘통일교’란다. ‘단거교’가 새로 놓이기 전에 사용하던 다리였지 싶다.도로 갓길에 주정차를 금지한다는 경고판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민통선 안으로 들어가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얘기일 것이다.


    ▼봄과 광주동물보호센터 여름에는 숲이 짙은 녹음으로 숨쉬며,가을이면 단풍이 산허리를 붉고 노랗게 물들이고,겨울이면 눈이 산을 덮어 온 세상이 고요 속에 잠긴다.화천의 접경지역을 읊은 글 중 한 구절이다.이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산하는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민통선의 북상 이동은 군관(軍官)협력의 대표적 사례이다.그래선지 도로변에 내건 각종 현수막에 화천군과 제7보병사단이 사이좋게 이름을 적어 넣었다.


    ▼11 : 19.검문소가 있음을 알리는 노면표시와 서행 경고판이 나타나는가 싶더니‘안동포 초소’가 길손을 맞는다.


    ▼민통선의 북상 이동과 함께 초소도 임무를 다했다.화천군은 버려진 초소를 리모델링해 쉼터와 화장실을 만들었다.옥상에는 전망대까지 꾸며놓았다.


    ▼‘안동포(安東浦)’는 현재 터로만 남아있다고 했다.한목령에서 흘러온 소하천(당거리천?)이 북한강에 합류되는 두물머리 부근 불룩하게 만들어진 충적지에 말이다.하지만 불어난 물은 그마저도 삼켜버렸다.참고로 안동포는 북한강의 물길을 따라 금강산에서 소나무를 가득 실은 떼배와 한강에서 소금을 실은 소금배가 오가던 곳이다.반세기도 더 이전에 네댓 가구가 고작인 작은 마을이 있었다고 전해온다.


    ▼왼쪽은‘백암산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가는 길이다.민통선 안에 있어 허가받은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하나 더. 2.12km를 왕복하는 케이블카는 초속 약5m속도로 산허리를 타고 오른다고 했다.전망대(정상)에 이르면 시야가 탁 트인단다.남쪽에는 평화의 댐과 안동철교가,북쪽에는‘금강산댐’으로 알려진 임남댐과 멀리 금강산까지 눈에 들어온다나?


    ▼이색적인 이정표(평화의댐6.0km/풍산마을8.6km).화살표시 대신에 수달로 여겨지는 동물이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조망까지 즐긴 다음 다시 길을 나선다.이때‘횡풍주의’표시판이 눈길을 끈다.잠시 후 만나게 되는‘안동철교’에 측면 바람이 강하게 부니 조심하라는 얘기일 것이다.


    ▼11 : 29. ‘안동철교’가북한강 수계의 최북단 물길을 가로지른다.2025년3월 민통선이 북상되기 전까지는‘군사용’으로 사용되어 왔다.그러다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로워지면서 평화의길 걷기 여행자들도 두 발로 건널 수 있게 되었다.


    ▼안동철교는‘평화의 댐’건설을 위해 만든 다리라고 했다.올림픽을 앞두고 수공에 대비해2년 안에 평화의 댐은 물론이고 해산터널과 진입도로까지 만들어야 했으니 급조했을 게 뻔하다.철골을 얼키설키 엮어놓은 듯한 저 모양새가 그 증거라 하겠다.


    ▼‘안동포(安東浦)’가 있었다는 충적지. ‘편안한 동쪽’이라는 뜻이다. ‘안쪽 동네’를 안동이라 불렀을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단다.아무튼 한강에 댐이 만들어지면서 뱃길이 끊겼고,한국전쟁과 휴전 후 민간인통제구역으로 묶이면서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졌다.포구는 터로만 남아있었는데 불어난 물은 그마저도 감춰버리고 말았다.


    ▼하류 쪽 풍경.민통선 천혜의 습지로 불리는‘양의대(良義垈)’로 겨울철을 빼고는 광주동물보호센터 늘 광활한 녹색의 습지가 펼쳐지는 곳이다.하지만 올 여름 비가 많이 와서인지 물에 잠겨 그 형태조차 알아 볼 수 없었다.물속에 숨어버린‘습지’처럼‘양의대’란 이름도 어떻게 생겨났는지 또 그 안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도 세월 속에 묻혀버렸다.



    ▼상류 쪽 풍경.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만만찮다.화순의 적벽을 연상시키는 우람한 바위절벽이 불어난 강물에 휘감기고 있다.그 주변을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숲이 무성하게 감싼다.


    ▼시선을 살짝 비틀어본다.저 물길은 북한의‘임남댐’으로 이어진다.북한의 임남댐에서 남한의 평화의댐까지 이어지는 북한강 본류의 물길은38km다.군사분계선을 두고 남북한이 정확하게 물길의19km씩을 나눠 가지고 있다.


    ▼평화의길은 이제 북한강을 오른쪽에 끼고 간다.


    ▼‘양의대 습지’는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민통선 생태계의 숨은 보고다.수달,사향노루,산양 같은 천연기념물과 삵,담비,노루 등이 습지 일대에서 서식한단다.한때는 이 길을 왕래하는 군인이나 안내원들이 동물과 맞닥뜨린 생생한 목격담이 세간의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었다.


    ▼습지에서 사는 동물들이 인근 야산으로 올라가는 일도 생겼을 것이다.그래선지 야생동물 전용의 출입문과 횡단보도 등 동물 이동통로까지 만들어놓았다.


    ▼야생동물 출입통로.횡단보도를 거쳐 반대편 산자락으로 연결된다.하지만 산자락은 철망으로 막혀있었다.횡단보도로 연결된 출입문에도 열쇠가 채워져 있다.야생동물 이동통로는 무늬만이라는 얘기다.


    ▼야생동물들이 남긴 흔적.동물들이 남긴 배설물이 탐방로 곳곳에 널려있었다.발밑을 살펴가며 걸어야만 했을 정도로.


    ▼민통선의 이동에 발맞춘 듯‘간이화장실’도 만들어 놓았다.


    ▼오른쪽은‘양의대 습지’.재안산(955m)에서 흘러내려온 능선이 북한강 수계의 최상류 물길과 만나서 이룬 습지이다.북한강 수계의 최북단 물길이 평화의댐에 담기기 직전 구간에 위치하고 있다.반세기가 넘도록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았던 덕분에 야생동물들의 낙원으로 변해있단다.


    ▼도로는 호숫가 산비탈을 깎아 어거지로 만든 모양새이다.그러다보니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고,자전거길도 그 도로의 가장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하지만 조그만 여유라도 생길라치면 호수 쪽으로 자전거길을 돌려놓았다.


    ▼저런 경고판을 보고도 낚시질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까?


    ▼12 : 02–12 : 21.가파른 경사로를 잠시 오르자 쉬어가기 딱 좋은 광장이 나온다.종점과 맞붙어있다시피 한‘평화의 댐’광장을 제외하면23코스에서 만난 유일한 쉼터다.참고로 리모델링한 안동포초소의 쉼터는 문이 닫혀 있었다.


    ▼호숫가에 정자를 지어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며 쉬다 갈 수 있도록 했다.덕분에 준비해 간 간식을 나누며 모처럼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다시 길을 나선다.참!한묵령을 내려오면서부터 쉼 없이 경고방송이 들려오고 있었다.민통선을 북상시키면서 보호구역을 조정(통제→제한)하는 광주동물보호센터 대신 경고방송시설을 보완한 결과라고 한다.이밖에도 경계울타리와 소초를 리모델링하고, CCTV와 야간투광등도 설치했단다.


    ▼아직도‘양의대 습지’를 끼고 가는 듯.야생동물 이동통로가 연이어 나타나난다.이번에는 멧돼지,산양,노루 등의 지나다니는 동물들의 그림까지 그려 넣었다.


    ▼평화의 댐에 물이 빠졌을 때이겠지만,이 일대는 습지와 계곡,흐르는 물소리가 조용히 귓가를 채운다고 했다.게다가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의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단다.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치유가 가능해지는 이유이다.



    ▼화천군은 전체면적(908.22㎢)의42.39%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고 했다.이는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줌은 물론이고 관광활성화에도 큰 걸림돌이 된단다.이에 화천군에서 국방부 및 지역 주둔부대(21사단, 7사단)와 협의를 거쳐 민통선을 북상시키고,보호구역을 조정(통제→제한)했다고 한다.덕분에 걷기 여행자들은‘평화의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하지만 낚시 및 유어행위는 아직도 금지되는 모양이다.


    ▼길은 아직도‘양의대 습지’를 끼고 간다.반세기 넘게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습지의 풍경은 몽환적인 장면을 연출한다고 했다.하지만 습지로 내려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직접 확인해 볼 수는 없었다.


    ▼다람쥐에게도 전용 통로가 제공되나 보다.


    ▼12 : 59.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평화초소’에 이른다.민통선이 북상하기 전 민간인통제구역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검문하던 곳이다.그러다2025년3월에 민통선이 옮겨졌고,초소는 촬영금지라는 서슬 시퍼런 멍에를 벗고 걷기 여행자들을 맞는다.


    ▼임무를 다한 초소는 아예‘포토 존’으로 변했다.통일의 선봉장에 서서 백두산에 태극기를 꽂겠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자신들의 의지를 함께 담아가라며.


    ▼길은 자연스레‘평화의 댐’으로 연결된다.세계 평화의 종,비목공원 등이 들어선‘평화의 댐’은 민통선을 북으로 밀어낸‘백암로’가 뚫리기 전에는 해산터널을 경유해야만 이를 수 있는 오지 중의 오지였다.


    ▼13 : 09. ‘평화의 댐’의 둑에 이르기 전,호숫가 언덕에 목탑과 노래비 등 조형물 두어 개가 세워져 있었다. ‘평화의 댐’관광지에 들어왔다고 보면 되겠다.


    ▼댐 일원을9개 구간(Peace road)으로 나누고,그에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놓았다.


    ▼‘비목(碑木)노래비’와‘비목의 현장 이정목’.화천DMZ에 배속된 청년 장교가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발견하고 만든 노래가‘비목’이다. 1995년6월25일에 세운 노래비는 남전(南田)원중식(元仲植)의 글씨라고 한다.한중서예를 관통,문자조형의 미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받는 서예가이다.시는 물론 한명희(韓明熙)가 지었고,곡은 장일남(張一男)이 붙였다.


    ▼비목의 현장까지는14km가 떨어져 있단다. ‘평화의길23코스’보다도 짧은 거리다.하지만 아직은 갈 수 없으니 먼 거리일 수밖에 없다.


    ▼13 : 12. ‘평화의 댐’하부의 터널. ‘비목공원(평화의길)’은 터널을 피해 왼쪽 언덕으로 올라간다.비목공원은6·25전쟁의 상흔을 광주동물보호센터 표현한 국민 가곡‘비목’을 기념하고,전쟁으로 희생된 영혼을 기리는 추모공원이다.


    ▼13 : 15.안내도는 이곳을‘DMZ아카데미’로 표기하고 있었다.하지만 문이 닫혀있어 뭘 하는 곳인지는 알 수 없었다.그렇다고 그냥 지나치는 일은 없도록 하자.마당 끝 난간이‘평화의 댐’을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는‘평화의 댐’둑.수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눈금이 그려져 있다.두 번에 걸쳐 축조했다는 것도 알아차릴 수 있다.하단의 하얀색 부분(80m)은 전두환 대통령 때 쌓았고,위쪽은45m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 증축했다고 한다.


    ▼배수터널. ‘평화의 댐’은 저수량이26억 톤이나 된다.하지만 평상시에는 물을 가두지 않는‘건류댐’이다.다른 댐들과는 달리 북한의 수공을 막기 위해 쌓은 탓에 물을 채우지 않고 배수터널을 통해 파로호로 그냥 흘러가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란다.


    ▼‘DMZ아카데미’의 위,비목공원에 이르니 비목 노래비가 맞는다.빗돌은 민통선이 없어지면 시상(詩想)이 잉태된‘백암산’기슭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계획을 덧붙이고 있었다.노래비 뒤편 언덕에는 한국전쟁16개 참전국들의 국기에 둘러싸인‘비목탑(碑木塔)’과 비목 조형물이 있다.


    ▼비목(碑木)조형물.총탄이 빗발처럼 쏟아지는 전쟁터에서는 땅을 파고 무덤을 만들어줄 상황이 못 된다고 했다.그래서 급하게 돌무더기를 쌓고 나무를 세운 다음 철모나 인식표를 걸어두었다.그때 나무로 만든 비를 후에‘비목’이라 부르게 되었단다.하지만 십자가 꼭대기에 얹혀있었다는 임자 없는 철모는 사라지고 없었다.


    ▼물문화관으로 올라가는 길.붉게 물들어가는 메타세쿼이아가 가을의 풍치를 자랑한다.


    ▼13 : 22–13 : 32.평화의 댐 물문화관.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평화와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장소다.평화의 댐 건설과 금강산댐에 대한 자료,물 자원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이 전시되어 있어,댐의 웅장한 규모와 함께 물의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


    ▼‘평화의 댐’은 북한의 수공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세워졌다.북한이 서울 올림픽을 방해하려고 금강산댐을 건설,무려200억 톤의 수공을 펼쳐서 서울을 물바다로 만든다는 과장된 발표로 국민 성금을 모았었다(나도 참여했을 정도로).그 당시 텔레비전에서는 온종일63빌딩이 절반이나 물에 잠기는 것을 비롯해서 서울특별시의 주요 건축물이 물에 잠기는 모형을 보여주었고,대학 교수들이 출연하여 그럴싸한 설명까지 덧붙이는 바람에 국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었다(그 교수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모든 것이 허구였고,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하지만 지금은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홍수 조절기능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증축되기도 했고,화천 관광에 크게 기여하고 광주동물보호센터 있다.


    ▼안보관광지답게 군에 대한 자료들도 전시해 놓았다.


    ▼밖으로 나오자‘세계평화의 종’이 기다린다.분쟁 현장에서 사용된 탄피1만관(37.5톤)에 세계분쟁 종식 및 평화의 의지를 담아 만들어진 초대형 범종이다.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에 발포한 탄피,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간 분쟁 현장의 탄피,국방부의 한국전쟁 유해 발굴 작업 중 수집한 탄피120여 개 등 모두29개국에서 모은 탄피들로 제작되었다. 1만관 중에서9,999관으로 종을 주조하고,나머지1관은 통일이 되면 추가하여 완성시킨다는 큰 꿈을 가지고 있다는 미완의 종이기도 하다.


    ▼‘세계평화’라는 이름에 걸맞게‘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인물들의 사진을 게시해 놓았다. ‘김대중 대통령’의 얼굴도 찾아볼 수 있음은 물론이다. 10년쯤 전 오슬로(노르웨이)의 노벨평화센터(평화상은 오슬로 시청에서 시상식이 열린다)에 들렀다가 가슴 뿌듯해 하던 기억이 새롭다.


    ▼노벨 평화의 종.화천군을 비롯해 노르웨이 에다시,스웨덴 아이스코그시 등3개국 지자체가 세계평화를 기원하며 만든3개의 종(鐘)중 하나라고 한다.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제작한 것으로 무게가 약375kg,기존‘세계평화의 종’크기의 약100분의1규모란다.


    ▼‘평화의 댐’광장에는‘피스 스카이워크’가 있었다.거대한 댐에 매달린‘공중 전망대’로 바닥이 강화유리로 되어 있어 시원스런 조망과 스릴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길이601m의 둑 위로 난 도로는 막혀 있었다.해안령을 거쳐 화천읍으로 나가는‘평화로(460번 지방도)’인데,요 아래 비수구미길로 조금만 돌아가면‘재안터널’서단에서 평화로를 다시 만나게 된다.


    ▼매점 옥상도 전망대로 만들었다.아래층(cafeteria)에서 산 커피라도 마시며 주변 풍광에 푹 빠져보라는 듯 테이블까지 배치했다.평화를 사랑한다는‘Peace Man’도 눈길을 끈다.자신처럼 같이 온 이에게 사랑을 고백해 볼 것을 귀띔한다.


    ▼이젠 댐의 하부로 내려가 볼 차례다.산비탈을 따라569개나 되는 나무계단이 길게 놓여있다(안내판은‘하늘 오름길’로 소개하고 있었다).눈이 호사를 누리는 구간이기도 하다.시원스럽게 펼쳐지는 풍경이 평화로우면서도 그림처럼 아름답다.


    ▼13 : 55. ‘하늘 오르길’에서 내려서자‘세계평화 종 공원(bell park)’이 반긴다.평화의 댐이 우리나라의 평화뿐만 아니라 세계평화를 상징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공원의 한가운데에는‘정이품송 장자목(長子木)’이 자라고 있었다.천연기념물103호인 보은의 정이품송을 아버지로 삼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어미목(강원지역 금강송)을 선발해 인공 교배시켜 얻은 첫 소나무란다.


    ▼생명의 나무(수많은 생명을 품어 기르는 한 그루 나무를 통해 생명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깨닫는다)와 평화의 종(분쟁과 분단을 넘어 화해와 통일을 기원한다),어린이들의 기원(에티오피아와 한국 어린이들의 세계평화와 남북통일 소원을 담은 그림엽서를 매달고 있다)도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한반도 표석과 화해의 벽.군사분계선과DMZ를 사이에 두고 광주동물보호센터 북에는 북한이 남쪽에는 대한민국이 자리한다.표석 뒤에는 화해의 의미,화해하고자 하는 남북의 노력 과정을 적은‘화해의 벽’이 있다.


    ▼14 : 00.공원 주차장 오른편,언덕을 향해 계단이 놓여있다.위에서 내려다보던 평화의 댐을 아래서 올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니 망설이지 말고 올라볼 일이다.


    ▼언덕 위에는 나무로 만들었다는‘염원의 종’이 매달려 있었다.남북분단의 현실을 담은‘침묵의 종’이란다.저 종이 침묵을 깨고 세계를 향해 울려 퍼지기를 기원한다나?


    ▼‘댐 하류 전망대’라는 이름처럼 거대한 댐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특히‘통일로 나가는 문’이라는 초대형 벽화가 눈길을 끈다.그런데 댐 중앙이 뚫려 하천의 물이 남과 북을 자유롭게 흐를 수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닌가.댐 상류700m에 있는 민간인통제구역의 풍경을‘트릭 아트’로 그렸기 때문이란다.참고로 저 트릭아트는 높이93m에 폭이60m로 기네스 세계기록(4775.7㎡)에도 등재됐다.기존에 세계 최대였던 중국 난징의‘트릭 아트’작품보다2배 가까이 크다.


    ▼14 : 05.다음은‘국제평화 아트파크’이다.탱크와 장갑차 그리고 비행기를 놀이기구와 합성하여155마일 휴전선 일부를 그대로 재현해놓은 테마파크로DMZ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표현하며,색색의 기원을 담은 리본들이 철조망에 있는 한 평화는 지속된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아트파크의 중심에는38m높이의‘평화의 약속’이라는 상징탑이 있다.지구상 유일한‘분단의 땅’한반도에서 인류와 생명의 평화를 위해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꼭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한다. 3개의 포신은 자유·평화·사랑을, 2개의 반지는 다음 세대와의 영원한 평화의 약속을 담았다나?


    ▼평화를 위한 여정은 한 사람의 백 걸음보다 백의 하나 된 걸음이 더 낫다고 한다.그런 정신이 저 조형물의 문구(All over the world)처럼 세상으로 퍼져나간다면 전쟁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이밖에도 평화의 약속,염원,이카루스의 날개 등 다양한 조형물들이 상징탑을 둘러싸고 있다.안보·평화·생명을 주제로 탱크·자주포·대공포·전투기·대북확성기 등 수명이 다한 폐장비류도 재활용하여 평화 예술품으로 재구성해 놓았다.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이라 하겠다.


    ▼아트파크 아래는‘파로호’이다.평화의 댐이 만들어지기 전 이곳 동촌리 주민들은 나룻배로 강을 건너 소달구지를 타고 화천 장터를 오갔다고 한다.해발1194m해산 기슭을 에돌아 넘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단다. ‘세월이 약’이라고 지금은460번 지방도로나‘파로호 유람선(평화누리호)’으로도 모자라 한목령을 넘는‘백암로’까지 뚫렸다.


    ▼14 : 10.완주 인증QR코드는‘국제평화 아트파크’의 철조망 조형물 앞,평화의길 종합안내도에 붙어 있었다.오늘은15.24km를3시간50분에 걸었다.오르막길을 쏙 빼먹고 내리막길과 평지길만 걸었던 점을 감안하면 꽤 더디게 광주동물보호센터 걸은 셈이다.그만큼 볼거리가 많았다는 얘기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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