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위치’를 확인하며 새로운 ‘언어’를 만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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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개인회생 책 부제(아리타·오무라·조선과 탈식민지화)의 지명에도 많은 의미를 담았다. 그 땅에서 살고자 모색하거나, 혹은 그것을 실현하지 못했던 조선인과 그 역사를 망각하지 않는 것, 오무라수용소와 출입국관리로 이어져 온 조선인/외국인 학대와 폭력, 그와 연속선상의 경찰 권력, 돌연 ‘경계선’을 긋는 국가, 눈곱만큼도 역사에서 배우려 하지 않는 배외주의에 휩쓸리는 ‘국민’, 그들의 근원에 있는 ‘식민지주의’를 묻고 싶었다.
문제가 너무나 뿌리 깊어 설명이 길어지고야 마는 책이지만, 모든 것을 새겨넣고 싶어 제목에 전부 담아버렸다. 복잡한 역사는 복잡한 대로 알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고, 생각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나의 바람이 패키지에 담긴 데는 멋진 디자인의 힘이 크다. 미야코시 사토코 씨가 북디자인을 맡아주었다. 미야코시 씨에 따르면, 아리타 도자기가 도자기 흙에서 만들어지니, 꺼칠한 질감의 표지에서 광택이 있는 커버를 향해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표현했다. 가공되지 않은 투박한 표지의 질감에 이 책의 주제를 노이즈처럼 울려 퍼지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니 기쁠 따름이다. 정형에서 벗어난 미묘한 판형과 한 손에 잡히는 사이즈는 ‘질문을 던지는’ 오무라 도자기를 떠올리게 한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오무라 도자기〉 작품의 배경을 생각해 보니, 이것이 내가 페미니즘에서 얻은 여정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사회, 나아가 시대와 역사의 연결을 깨닫고, 내가 서 있는 위치를 확인하면서 언어를 만들어내는 경험. 내가 페미니즘을 통해 배운 것이다. 한편으로는 일본의 ‘전전/전후’라는 고정화된 서사, 비대해져버린 전후민주주의 ‘신화’, 그것을 일부 페미니스트를 포함한 자유주의자들이 이끌어왔다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은 보다 깊어졌다.
사실 한마디로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전쟁과 예술의 ‘경계’에서 이야기를 열다-아리타·오무라·조선과 탈식민지화』는 읽으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당신이 몰랐던 역사와 만나게 된다면, 관련된 책을 더 찾아 읽어보거나 그 의문을 누군가에게 전하며 사유를 열어나가길 바란다. 그러다보면 분명, 왜 일본이 지금 같은 모습이 되어버렸는지, 그 이유를 일부 들여다볼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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